일상정보 Story

급성간염 병원 입원기 (1)

리앤의일상 2022. 6. 28. 17:51
반응형

개인 기록용으로 남기고 싶은 나의 첫 병원 입원기.

급성간염 혹은  A/B/C 간염으로 인한 증상과 입원에 관한 내용이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자료가 별로 없어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어 남기는 첫 병원 입원기입니다.

 

 

증상 발현

 

2022년 6월 19일 일요일

토요일 자고 일어나니, 온 등에 근육통이 너무 심했다. 전날 공복 운동 1시간 30분,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지인 만남으로 회와 소맥을 먹고 들어와서 약간의 숙취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 2시부터 근육통이 점점 더 심해지더니, 소화가 되지 않기 시작하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감기 몸살이라고 생각하여 타이레놀을 먹고 잠을 잤는데 너무 많은 식은땀을 흘려서 병원에 갈 생각도 못하고 내일 되면 낫겠지 하고 잠을 청했다. 다행히 잠은 잘 잤음.

 

6월 20일 월요일

다행히 재택근무라서 10시까지 잠을 잤는데, 여전히 열감과 속에 미식거림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변 색이 아주 진한 노란색이라는 것. 태어나서 그런 색은 처음 본 것 같았다. 아무래도 몸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동네에 있는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말씀드리니, 피검사와 소변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입맛은 전혀 없는 상태였고, 몸이 정말 피곤했다. 그리고 소화되는 약을 처방받아 집에 왔다.

 

6월 21일 화요일 : 전혀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를 가야 하는 날이라서 (속만 굉장히 미식 거리는 상태, 토할 것 같은 상황이 자주 옴) 아침 7시에 택시를 타고 회사에 도착하여 업무를 보다가 도저히 어떤 병인지 궁금해서 9시 땡 하자마자 어제 피 뽑았던 내과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 곧 연락드릴 예정이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다.

9시 30분 의사 선생님 전화가 오셔서 바로 하시는 말씀은 "AST/ALT 빌리루빈 수치가 굉장히 높으니 당장 응급실로 가셔라"라고 하셨다. 의학용어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몸 상태가 당장 응급실을 가야 할 만큼 아프지 않아서 당황하고 있으니, 지금 말하는 내용을 적어서 응급실로 바로 가라고 하셨다.

 

AST/ALT 4367/1780 , 빌리루빈 3.68

 

내가 상황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정상 수치가 40인데 지금 4000을 넘어가는 상황이니 어서 병원에 가세요라고 콕 집어 말씀해주셨다. (삼성 내과의원 의사님 감사합니다.)

 

이제야 내용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데 오전에 꼭 처리할 업무가 있어 11시 30분까지 업무를 하다가 상부 보고 드리 후 12시에 출발하여 바로 구로 고대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도착한 시간은 12시 15분? 정도였고, 태어나서 두 번째로 오는 응급실이었다. 첫 번째는 급성 장염으로 하루 만에 퇴원했었고, 같은 병원이라서 긴장이 되거나 불안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응급실 들어가기 전 간단한 질문을 하는데, 응급실 왜 왔냐고 하셔서 수치 알려 드렸더니 간호사분 갑자기 눈이 동그래 지시면서 4000이요??라고 하시더니 바로 응급실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이때 약간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다. 5분 대기 없이 바로 응급실 입장, 응급실은 급한 환자부터 넣어주는 시스템이니까!! 나보다 먼저 온 분도 대기를 하고 있으셨으니 이때부터 살짝 겁이 나기 시작한 것 같다. 다행히 남편과의 동행이라서 마음이 놓였던 듯!)

 

그리고 자리에 배정받아, 간단히 병력이 있는지, 아프기 전날 뭘 먹었는지 등등 간단한 질문을 해주셨는데 기억나는 질문은 지금까지 먹고 있는 약이 있는지, 어제 뭘 먹었는지, 주량이 어떻게 되는지 였다.  지금까지 먹고 있는 약은 이번 연도 2월부터 먹었던 공황장애 2알, 칼로바이 다이어트 약이라고 말씀드렸고, 아프기 전날 먹은 것은 농어회/연어/해삼/멍게/전복 등 날 것을 먹었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관련된 검사를 계속 하기 시작했다. 피검사, 소변검사,  X-ray, CT 촬영, 이렇게 네 개를 하니 순식간에 오후 시간이 지나갔다. 이때까지도 입원할 줄을 잘 몰랐다. 검사받고   집에 갈 줄 알았지 :) 

 

검사 결과는 "급성 간염" 아직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우선 입원을 해서 수치를 낮추는 게 집중해야 한다고 한다. 

바로 수액 맞고,  입원할 병상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게 웬걸? 간센터에는 입원 병실이 없어서 우선 대기해야 한단다... 응급실에서 대기라니..

응급실은 정말  혼란 그 자체였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다른 병실로 곧 옮길 수 있겠지...라고 희망을 걸어보았지만 그날은 끝내 병상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응급실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실로 지옥이었다. 술 먹고 고꾸라져서 온몸에 피범벅이 돼서 온 20대 청년 (치료 와중에 토를 어찌나 하던지.. ), 맹장이 곧 터질 것 같아 병원 에온 40대 남자분, 그리고 가장 많은 케이스로 오시는 분들은 급성 장염인 것 같았다. 열이 갑자기 오르고 설사가 시작되는 경우들, 내가 3년 전에 겪었던 바로 그 급성 장염!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시는구나 싶었다.

 

결국 그날은 한 숨도 자지 못하고 밤을 꼴딱 새웠다.

 

6월 22일 수요일

응급실은 밥 제공이 안되기 때문에 지하에 내려가서 밥을 먹고 (입맛이 없었는데도 고대병원 지하 푸드코트 맛있었다) 응급실에서 다시 대기.. 잠을 너무 자고 싶었다. 그리고 누워 있다 보니 간호사분이 오셔서 간센터는 아무래도 자리가 안 나서 응급센터로 안내해주신다고 하셔서 바로 가고 싶다고 했다. 그날의 증상은 수액 때문에 물을 많이 안 먹어도 소변을 자주 봤고, 여전히  소변 색은 굉장히 노랬다. 진짜 형광색 정도였으니깐...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은 여전했고, 소변 색이 계속 진했다. 아무래도 이게 간염의 초기 증상인 듯싶다.

특히 간은 우리 장기 중  가장 둔한 멍청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조증상이 없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드디어 오후 3-4시 정도 입원실로 자리를 옮겼다.

진짜 응급실에 있다가 오니  5인실일지언정 천국  같았다.

보호자 상주가 가능하지만 오빠도 잠을 못 자 너무 피곤해할 것 같아서 우선 집으로 보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조그마하지만 안락했고, 커튼이 있어서 사생활 보호도 잘 되었다. 무엇보다도 깨끗했다. 모든 시설들이 :)

입원 일기 (2)는  To be continued! 

 

 

반응형